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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인의 일갈, ‘애국 청년’들에게도 닿기를 [기자의 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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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지혜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44회   작성일Date 25-03-0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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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속전문변호사이제 막 명함에 이름을 새긴 어린 기자에게 무거운 제보였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한 10·26 사건 재판과 관련한, 아직 공개되지 않은 기록이 있다고 했다. 재판 과정에 신군부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당시 변호인들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라고 강조했다. 뜬구름을 쫓는 듯했다. 기록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불투명했다. 몇 년이 지나, 기록은 128시간 분량의 ‘10·26 사건 1·2심 재판 육성 테이프 53개’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공개됐다(2020년). 테이프에는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과 사건 관계자 30여 명의 육성과 법정 뒷방에서 재판을 감시하고 개입한 신군부 관계자들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뜬구름을 쫓아다니며 오래된 사건을 되짚었다. 엇갈린 평가와 해석을 마주했다. 혼란스러웠다. 그때 중심을 잡아준 게 1993년부터 이 사건을 깊이 추적하고 기록해온 정희상 〈시사IN〉 기자의 보도와 그의 중요한 취재원이었던 고 강신옥 변호사였다. 강 변호사는 김재규 변호인으로 알려진, 우리나라 1세대 인권 변호사다. 다니던 회사를 옮기면서 정희상 기자를 만날 수 있었지만 강 변호사와는 유독 연이 닿지 않았다. 서로를 알아보고 찾을 때마다 우리는 늘 엇갈렸다. 뒤늦게 강신옥 변호사의 회고를 접한다. 그의 사위이자, 오랫동안 일간지 기자로 일해왔던 홍윤오 작가가 2년 동안 인터뷰를 하고 관련 자료들을 엮어 책을 냈다. 최악의 인권침해 사건 중 하나인 민청학련 사건, 20세기 한국사의 중대한 전환점인 10·26의 중심에 있었던 강 변호사의 저항의 여정이 담겼다. 권력의 법적 기만을 고발하는 가운데, 법의 본질과 존재 의미에 대한 깊은 고민과 양심이 기록돼 있다. 지난해 12월3일 최고 권력자가 불러온 느닷없는 내란 사태와 법적 논란에 혼란스러운 모든 이들에게도, 나랏일을 걱정하며 태극기를 든 이른바 ‘애국 청년’들에게도 강 변호사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닿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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