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결국 청약보다 이사 타이밍을 먼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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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관련 뉴스에서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강력한 메시지를 가진다. 앞으로 새 아파트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가격 상승 가능성을 떠올린다. 인허가와 착공이 감소하면 몇 년 뒤 입주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는 분명히 타당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공급 부족이라는 말이 전국 모든 지역에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공급은 국가 전체의 총량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실제 주택 소비는 생활권 단위에서 이루어진다. 서울의 특정 지역에 새 아파트가 부족하다고 해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지방 도시의 미분양이 자동으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지방 전체의 미분양이 많다고 해서 개별 산업도시의 인기 신축까지 공급 과잉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결국 공급 전망을 읽을 때는 ‘얼마나 적게 짓는가’보다 ‘어디에 어떤 주택이 언제 부족해지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택공급은 여러 단계를 거친다. 택지를 확보하고 사업계획을 세운 뒤 인허가를 받고 착공하며,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현재의 착공 감소는 지금 당장의 주택 수를 줄이지 않지만 미래 공급의 예고편 역할을 한다. 이 시간차 때문에 시장에서는 공급 전망을 선반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특히 이미 신축 주택이 부족한 지역에서 신규 사업까지 줄어들면 기존 신축의 희소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 반대로 지금 당장 입주물량이 많더라도 몇 년 후 공급이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 현재의 약세와 미래의 부족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공급지표를 볼 때 현재와 미래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여기에서 가장 흔한 오류는 인허가 물량과 실제 입주물량을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이다. 계획이 승인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업이 곧바로 착공되는 것은 아니다. 분양시장 상황이 좋지 않거나 공사비가 상승하면 사업자는 착공을 늦출 수 있다. PF 금융여건이 악화되어 사업 일정이 조정될 수도 있다. 반대로 이미 착공한 현장은 상당 부분 공사가 진행된 만큼 예정된 입주 시점에 공급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몇 년 후 실제 공급을 예상하려면 인허가, 착공, 분양, 공정률을 단계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숫자 하나만으로 공급 절벽을 단정하면 실제 시장과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에서는 공급 부족 논리가 비교적 강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있다. 개발할 수 있는 토지가 제한적이고 정비사업의 진행에도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주택을 철거하고 새 아파트를 만들려면 조합설립과 사업시행, 이주, 철거, 공사 등의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동안 주택수요는 직장과 교육, 생활환경 때문에 계속 발생한다. 만약 신규 입주가 줄어드는 기간이 길어지면 상대적으로 신축 주택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수도권이라고 모두 같은 조건은 아니다. 대규모 택지개발이 진행되는 외곽에서는 오히려 몇 년 동안 입주가 집중될 수 있고, 새로운 교통망이 계획되어 있어도 단기적으로는 공급 압력이 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방의 공급 문제는 한층 복잡하다. 일부 도시에서는 인구 증가가 크지 않은데도 특정 기간에 분양과 입주가 집중되어 미분양이 늘어난 경험을 반복했다. 이런 지역에서 전국적인 착공 감소만을 근거로 미래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기존에 쌓여 있는 미분양이 얼마나 되는지,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물량은 없는지, 이미 계획된 입주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지방이라도 새 아파트 공급이 오랫동안 부족했고 지역 내 소득 수준이 높으며 산업수요가 안정적이라면 신규 분양이 강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지방은 공급 과잉’이라는 말도 ‘전국은 공급 부족’이라는 말만큼이나 지나치게 거친 표현이다.
공급에서 주택의 종류도 중요하다. 동일한 1천 세대라도 소형 임대주택과 중대형 분양아파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지역에서 가장 선호하는 면적이 전용 84㎡인데 소형 위주의 공급이 집중된다면 중형 주택의 부족은 계속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평형이 너무 많이 공급되면 그 유형 안에서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 신축과 구축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전체 주택 수가 충분하더라도 신축 비중이 낮은 지역에서는 새 아파트가 희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공급을 세대수 하나로만 보면 소비자가 실제로 원하는 상품의 부족을 설명하기 어렵다.
공사비 상승은 공급 전망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건축 원가가 높아지면 사업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신규 사업이 쉽게 추진되지 않는다. 분양가격을 올리면 소비자가 받아들이기 어렵고 가격을 낮추면 사업자의 수익성이 부족해지는 딜레마가 생긴다. 이런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 당장은 미분양이 존재하는 지역에서도 향후 신규 공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시간이 지나 기존 미분양이 해소되고 공급 공백이 발생하면 시장 상황이 다시 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오늘 분양이 어렵다는 사실과 몇 년 뒤에도 공급이 충분하다는 사실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정책은 이 공급의 시간차를 줄이려고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공공택지 공급을 확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행정절차를 단축한다고 해서 공사기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사업자가 실제로 착공하려면 분양 가능성과 금융비용을 계산해야 한다. 시장 수요가 약하면 아무리 규제를 풀어도 사업자는 공급 시점을 늦출 수 있다. 공급정책의 효과를 평가할 때 정책 발표 건수보다 실제 착공으로 연결되는지를 봐야 하는 이유다.
금융정책과 공급정책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주택 공급을 늘리려면 건설사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야 하지만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 사업 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금융지원이 확대되면 사업 추진은 쉬워지지만 부실한 사업까지 연장될 위험이 있다. 소비자 금융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 분양주택을 많이 공급해도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해 구매자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계약이 원활하지 않다. 공급 확대와 금융 안정은 모두 필요한 목표지만 정책 설계에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공급 부족 전망이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기 위해서는 수요가 존재해야 한다. 아무리 새 아파트가 적게 공급되어도 사람들이 떠나는 지역에서는 희소성의 가치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곳에서는 작은 공급 감소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공급을 볼 때는 순이동 인구와 세대수, 산업단지 고용, 전세수요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전세가격은 실거주 수요의 압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입주가 줄어들면서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공급 부족이 실제 생활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재건축과 재개발도 공급 부족 논쟁에서 빠지지 않는다. 노후 주택이 많은 도심에서는 정비사업이 미래 신축 공급의 핵심 통로다. 하지만 정비사업이 활발해지는 초기에는 기존 주택이 멸실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거주 가능한 주택 수가 줄어들 수 있다. 이주수요가 주변 전세시장으로 이동하면 임대가격이 상승하는 현상도 가능하다. 이후 수년이 지나 새 아파트가 완공되면 주택수가 증가한다. 즉 정비사업은 공급을 늘리는 과정에서 단기적인 공급 감소를 동반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파악하지 않고 재건축 세대수만 보면 시장의 시점을 잘못 판단할 수 있다.
신도시와 대규모 택지의 공급은 또 다른 특성을 갖는다. 처음에는 수천 세대가 동시에 입주하면서 전세가격이 약해지고 매물이 많아질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학교와 상권, 교통시설이 완성되고 추가 공급이 줄어들면 생활권의 가치가 달라진다. 초기 입주장의 가격만 보고 신도시의 장기 가치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대로 입주 이후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택지가 개발된다면 신축 희소성이 오랫동안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공급의 양뿐 아니라 개발의 종료 시점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실수요자가 공급 전망을 활용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자신이 매수하려는 생활권에서 향후 2~4년 동안 어느 단지가 언제 입주하는지 정리해 보면 된다. 특정 시기에 입주가 몰린다면 전세와 매매에서 협상 기회가 생길 수 있고, 반대로 입주가 거의 없다면 매도자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현재 전세가율과 매물량을 함께 보면 지역의 수급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국 공급량은 시장의 큰 방향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지만 실제 거래 결정에서는 훨씬 좁은 범위의 데이터가 더 유용할 때가 많다.
투자자라면 공급 공백만으로 매입을 결정하지 않는 편이 좋다. 공급이 줄어드는 이유가 수요가 너무 강해서 사업부지가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분양이 되지 않아 사업자가 공급을 포기한 것인지에 따라 의미가 정반대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지역 모두 몇 년 뒤 입주물량이 적을 수 있지만 하나는 구조적인 희소성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 약세의 결과일 수 있다. 투자에서는 숫자의 결과보다 그 숫자가 만들어진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앞으로 부동산시장에서 공급 논쟁은 더 자주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정비사업, 인구구조가 동시에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년 뒤 공급이 부족하다’는 한 문장만으로 전국 주택가격의 방향을 결정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복잡하다. 공급이 줄어도 수요가 더 빠르게 줄면 가격 압력은 약할 수 있고, 공급이 늘어도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유입되면 시장은 강할 수 있다. 결국 공급 절벽이라는 표현의 진짜 의미는 전국의 아파트가 부족해진다는 뜻이 아니라 특정 시간과 특정 생활권에서 원하는 주택이 부족해질 가능성을 말한다. 뉴스의 큰 제목을 생활권 단위로 잘게 나눠 읽기 시작하면 공급이라는 숫자가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전국 주요 신규 분양 정보
최근 신규 분양 시장은 수도권뿐 아니라 충청권과 주요 지방 도시까지
지역별로 서로 다른 공급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주요 지역에서 공급되고 있는 신규 분양 현장을
지역별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경기도 주요 분양 현장
인천 주요 분양 현장
충청권 주요 분양 현장
신규 분양 현장을 비교할 때에는 각 사업지의 개별 조건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공급량과 입주 물량, 교통망 확충 계획 및
생활권 형성 속도 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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